스승의 날 맞은 광주 모 초등학생들 ‘거꾸로 상장’ 교사들에게 수여해 눈길.

입력 2019-05-14 16:50 수정 2019-05-14 17:10

‘위 선생님은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고집을 부려도 이를 악물며 참으려 노력하셨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처음 등장한 ‘거꾸로 상장’ 중 ‘참을 인(忍)상’에 적힌 재기발랄한 문구다. 교사들을 향한 스승의 날 감사 상장에는 어린 학생들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카네이션과 스승의 날 선물이 사라진 광주지역 교단에 부담 없이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명 ‘김영란 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 스승의 날 풍경은 학생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해마다 이채롭게 진화하고 있다.

‘웃음 전파상’ ‘예쁜 미소상’ ‘참을 인(忍)상,’ ‘주옥같은 수업상’ ‘살인미소 전파상’.


광주 모 초등학교 5학년 자치부 동아리 학생 20여명은 15일 스승의 날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 몰래 다양한 상장을 마련하고 축하공연도 맹연습 중이다. 평소 받기만 하던 상장을 선생님들에게 한번쯤 주고 싶다는 깜찍한 발상이다.

학생들은 스승의 날 당일 오전 9시부터 교사들에게 거꾸로 상장 수여식과 함께 이들을 위해 댄스와 마술, 태권무 등으로 꾸미는 스승의 날 축하공연을 갖는다.

지한초교는 학생과 교사 간 운동경기로 스승의 날을 자축하기로 했다.

티볼부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기념해 선생님들에게 티볼 경기 대결을 신청한 데 대해 교사들이 흔쾌히 응한 것이다.

심판은 학생도 교사도 아닌 학교 행정실장이 맡기로 했다. 교사팀에서는 교장과 교감을 포함해 30여명이 평소 닦아온 기량을 뽐내게 된다.

선생님들은 3회까지 진행되는 경기에서 10명씩 돌아가며 ‘선수’로 뛰면서 10대 제자들에 비해 부족한 체력을 충당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15일 오후 2시20분 학생 대표가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성한 손편지 전달식을 가진 직후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간단한 다과회와 기념촬영도 예정돼 있다.

동명고는 당일 오전 9시30분 ‘스승의 날 세족식’을 개최한다. 세족식에서 교사들은 방석위에 무릎 꿇고 앉아 세숫대야에 담긴 물로 학생 발을 씻긴 후 수건으로 닦아주게 된다.

교사들은 발을 씻어주면서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해주고 씻은 후에는 미리 준비한 엽서를 전달한다.

엽서엔 학생들을 향한 사랑과 격려의 글이 담긴다. 동명고의 전통 행사로 자리잡은 ‘세족식’은 성경 요한복음 13절에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줬다는 구절에서 유래됐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제38회 스승의 날을 앞둔 14일 오후 3시30분 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교육발전에 헌신해 온 교원들을 격려하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은 유공 교원 표창장 수여, 교육감 기념사, 축하 동영상 상영, 축하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상을 받은 제38회 스승의 날 기념 유공 교원 표창장 수상자는 특수교육대상 학생 배뇨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한 은혜학교 조만식 교사 등 정부 포상(국무총리 이상) 7명, 장관 표창 101명, 교육감 표창 302명, 학부모와 지역사회인사에게 수여되는 교육감 감사장 243명, 효자효부상 15명으로 총 668명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