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내홍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중도 낙마한 김관영 바른미래당 대표가 새로 선출될 원내지도부를 향해 “패스트트랙을 통해 시작된 선거제 개혁 및 사법기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사법 개혁의 큰 과제를 우리 당이 주도해 지금까지 해왔다. (새 지도부는) 이것이 꼭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더 큰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는 고별인사를 남겼다. 이어 “지난 8일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보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의견을 달리하셨던 일부 의원님들도 개혁을 위한 패스트트랙 가결을 인정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임기 중 자신의 이름으로 남긴 최대 업적을 ‘선거제 패스트트랙 상정’ ‘국회 특수활동비 사실상 폐지’로 꼽았다. 다만 “누차 말했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은 협상의 시작일 뿐이다. 현재 안으로 본회의 표결에 임하는 건 최악의 경우라고 생각한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을 기본으로 하되 자유한국당도 들어와 협상을 통해 (법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관영의 이름으로 이룬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한 가지를 더 말하겠다”며 “그것은 바로 지난 8일 우리 당의 결의”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시 의원총회를 통해 ‘다른 당과의 합당이나 연대 없이 내부 자강에 힘을 실자’는 내용의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당내 지독한 갈등을 마무리 짓고 내년 총선에서 우리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똘똘 뭉쳐 임하자는 결의를 모았다”며 “그 결의가 있어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손학규 대표 즉각 퇴진론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현 당 지도부의 거취 문제에 여전히 논란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며 “새 원내지도부는 이런 의혹을 완전히 불식하고 한마음 한뜻 기호 3번으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당내 화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조건 퇴진만을 주장한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치 않는다”며 “새 원내대표가 오시면 최고위원들도 당무에 복귀해 그런 부분까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당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달라는 부탁도 거듭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 3당의 가치를 지켜달라”며 “중도 개혁 세력으로서 제 3당의 판단 기준은 이제는 지긋지긋한 보수·진보 이념이 아닌 오로지 민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