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대기업 총수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롯데지주는 신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향후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대기업 총수를 만난 것은 2017년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면담은 지난 9일(현지시간)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31억달러(약 3조6500억원) 투자해 세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공장 준공에 따른 것이다. 이는 국내 단일 기업 대미 투자 규모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서 연간 에틸렌 100만t을 생산해내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세우고 운영하는 첫 번째 한국 화학 회사가 됐다.
신 회장은 면담 자리에서 최근 준공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에 대해 우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에게 이번 대규모 투자 관련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생산품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준공식에 “미국의 승리이며 한국의 승리이고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다. 대미 투자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 보내기도 했다.
이어 신 회장은 미국 내 롯데그룹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뉴욕팰리스호텔 관련 사업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투자였다”며 “전통이 있는 건물이니 잘 보존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두 사람은 한국과 미국 관계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4시15분쯤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30분 정도 면담한 뒤 오후 4시56분 백악관을 나왔다. 면담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 김교현 롯데화학부문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매슈 포틴저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과의 면담이 끝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롯데그룹 신 회장의 백악관 방문을 매우 환영한다”며 “그들은 한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31억 달러를 루이지애나주에 투자했으며 미국민을 위해 수천개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한국과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 내 대통령 전용 책상 ‘결단의 책상’에서 신 회장과 면담하는 사진도 트위터에 올렸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