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내편 네편으로 국민을 갈라치는 정권이야말로 대립과 혐오 정치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 대표의 ‘달창(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용어)’ 발언과 관련된 논란을 두고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반격을 가한 것이다.
나 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2년 내내 과거 들추기, 역사왜곡, 전임정권 복수하기 등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북한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고, 내편 네편 국민을 갈라치는 정권이야말로 반목과 분열 정치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험한 말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대한다”며 나 대표의 ‘달창 발언’을 꼬집었다.
나 대표는 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소회와 관련해서도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나 대표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민심을 받들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경제 민생 안보가 전부 무너졌다. 한마디로 나라 같지도 않은 나라가 됐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을 재설계하며 대전환을 추진했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지난 2년간 헌법 파괴, 국가시설 파괴, 역사 파괴를 주저하지 않았다. 낡은 질서를 벗어나야 한다지만 이 정권이야말로 낡아빠진 사회주의 경제에 심취해 있다”며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경제자유화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발언을 두고는 “북한이 미사일을 두 번이나 쏜 것이 거역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담대한 길을 걸었다지만 실상은 위험하고 무모한 길이었다”고 지적했다.
나 대표는 청와대가 제안한 5당 대표 회동과 관련해서는 “3당 여야정협의체는 거부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범여권 5당 협의체를 고집하고 있다”며 “그런 기준이라면 민중당과 대한애국당은 왜 여야정협의체에 포함시키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리대로 풀자는 우리의 주장이지만 대통령은 옹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속좁은 정치로 내편 챙기기에만 골몰하지 말고, 야당의 제안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귀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