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혈시간 100초까지 단축…산림과학원, 나무 이용한 신형 지혈제 개발

입력 2019-05-14 10:53
나노셀룰로오스 기반 지지체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A-C & G-I)와 트롬빈 탑재유무에 따른 지지체의 직경(D-F & J-L)대비 부피 그래프. 부피는 평균적인 기공 분포율을 뜻하고 직경은 기공 직경을 의미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는 바이오 고분자인 ‘나노셀룰로오스(Nanocellulose)’를 이용한 지혈제가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나무를 나노 크기로 잘게 분해해 만든 나노셀룰로오스로 생체적합성·지혈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지혈제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지혈제는 나노셀룰로오스에 누에고치 등의 단백질인 ‘실크 피브로인(silk fibroin)’을 혼합해 만든 지지체(scaffold)에 트롬빈(thrombin)을 첨가해 동결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제작됐다. 트롬빈은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다.

트롬빈이 첨가된 나노셀룰로오스·실크피브로인 지혈제는 기존 나노셀룰로오스 활용 지혈제보다 3배 이상 높은 혈액흡수 효과를 보였다.

또 동물모델 시험 결과 지혈시간이 100초로 나타나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네덜란드의 ‘나소포 지혈제(160초)’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높은 표면적·기공률을 갖고 있는 새로운 지혈제가 미세 약물 입자들을 둘러싸 약물을 조금 더 오래 유지시켜 지혈성 응고현상이 안정적으로 촉진되기 때문이다.

국내 특허가 출원된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바이오 소재 관련 전문학술지인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스(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이성숙 국립산림과학원 목재화학연구과장은 “나무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를 활용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의료비 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수입 의존도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 원천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