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수장으로 처음 출근했다.
양 신임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역할과 연구원 운영계획 등에 대한 문답을 나눴다.
그는 “피하고 싶었던 자리인데 최근 여러 가지 갑갑한 상황을 보면서 정권교체의 완성은 총선 승리라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문 대통령 임기 5년동안 완전히 야인으로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뭐라도 보탬이 되는 게 필요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갑갑한 상황이 어떤 거냐’고 하자 “지금 정당정치의 기본인 여러 가지 원칙들이 많이 무너진 상황”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른 당에 결례가 된다”고 말을 아꼈다.
그의 복귀로 내년 총선에서 ‘친문(친문재인)’ 핵심들이 대거 기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여러 정치상황 속에서 우려나 기우가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 걱정을 하는 분들이 있으면 걱정 붙들어매셔도 좋다고 이야기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민주연구원이 ‘물갈이’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기우다. 헌혈하면 몸 안에 있는 피를 빼내고 헌혈하지 않는다”며 “새 피를 수혈하면 새로 수혈된 피와 몸 안의 피가 잘 어우러져 건강해지고 튼튼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또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저요?”라고 반문한 뒤 “당에 헌신하러 온 것이지 제 정치를 하러 온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 원장은 전해철 민주당 의원, 이호철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이른바 ‘3철’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복심이다. 문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해 대선 2번과 총선 2번, 당대표 경선을 치를 때 늘 곁에서 보좌했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7년 5월 ‘잊혀질 권리’를 달라며 해외로 나가 야인 생활을 하다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으로 전격 복귀해 향후 총선전략 기획과 인재영입 관련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