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화물선의 광안대교 충돌사고 후 폐쇄여론에 휩싸인 부산 남구 용호부두가 친수공간으로 재개발된다.
부산시와 부산해양수산청, 남구청, 부산항만공사, 부산도시공사는 13일 부산시청에서 ‘용호부두 일원 종합개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기본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용호부두를 출항하던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가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이후 용호부두를 조기에 폐쇄해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해경과 검찰조사 결과 선장 S씨는 지난 2월 28일 오후 3시37분쯤 용호부두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6%(해사안전법 처벌 수치는 0.03% 이상)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출항지시를 내렸고 부두를 떠난 선박은 200m 전방에 있던 요트와 바지선을 들이받은 뒤 광안대교 교각과 충돌했다.
이에 부산해양수산청은 내달 4일부터 용호부두 화물기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용호부두를 재개발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재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시와 해양수산부, 남구청 등이 이견을 보여왔다.
이번 협약은 용호부두와 주변 지역을 연계해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이전까지 우선 용호부두를 시민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부두 개방 때 우려되는 각종 안전사고와 쓰레기 무단투기 등 무질서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남구청과 항만공사는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관리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부두 개방과 함께 용호부두 일원 종합개발 계획도 추진한다.
용호만 매립부두, 하수종말처리시설, 섶자리, 이기대공원, 공유수면 등 주변 관광자원을 활용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기로 하고 시와 도시공사는 내달 중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에 착수한다.
오거돈 시장은 “용호부두는 상업적 개발이 아니라 친수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용호만 일대를 해양관광도시 부산의 내실을 다지고 품격을 높이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