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부상·징계… 네이마르 ‘악몽의 시즌’ 마감

입력 2019-05-13 17:23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공격수 네이마르. 게티이미지

브라질 축구 스타 네이마르의 올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상대 수비수들의 끈질긴 견제와 부상, 관중 폭행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도 불거졌다. 세계 최정상 선수로 향하겠다는 꿈을 안고 프랑스로 향했으나 그의 파리 생제르맹(PSG) 생활은 마냥 녹록지 않았다.

PSG는 12일 스타드 레이몽 코파에서 앙제와 가진 2018-2019 프랑스 리그앙 36라운드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네이마르는 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이렇게 네이마르의 시즌은 마감됐다. 리그앙은 시즌 종료까지 2라운드를 남기고 있지만, 네이마르는 프랑스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징계로 앞으로 3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다음 시즌 개막전인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에서도 네이마르를 볼 수 없다.

네이마르의 징계를 불러온 사건은 지난달 28일 스타드 렌과의 쿠프 드 프랑스(컵대회) 결승전에서 터졌다. 당시 PSG와 스타드 렌은 결승 무대다운 혈전 끝에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승부차기에 돌입했으나 5대 6으로 패하며 우승컵을 놓치고 말았다. 네이마르는 부상에서 복귀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논란의 상황은 경기를 끝낸 뒤 준우승을 기념하는 시상대로 향하던 중 발생했다. 한 남성 팬이 네이마르에게 다가가 욕설을 퍼부으며 시비를 걸었고, 네이마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주먹을 내밀었다. 언쟁을 벌였던 팬은 곧바로 몸을 뒤로 빼며 물리적 충돌 사태를 피했으나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경기장에 있던 수많은 팬이 상황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아 SNS에 게재했기 때문이다. 네이마르가 폭행을 시도하는 장면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방적으로 시비가 걸린 상황이었음에도 폭행 시도는 정당화될 수 없었다. 비판을 의식한 프랑스축구협회는 네이마르에게 3경기 출장 징계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통상 그라운드 내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은 최소 5경기부터 많게는 10경기까지 징계 조처가 내려진다.

장기 부상에도 시달렸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중족골 골절로 100일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부위를 다치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었다. 올 시즌 리그앙에서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단 17경기만을 소화했다. 그는 그간 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상대 수비수들의 과격한 집중 견제에 대한 부담을 호소해왔다. 네이마르가 이탈한 동안 PSG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기량은 여전하다. 17경기만 뛰고도 15골을 몰아치며 리그앙 득점 순위 4위에 올랐다. 그러나 부상과 이적설이 그를 흔들고 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 선배 히바우두는 네이마르에게 “바르셀로나를 떠난 것은 실수였다.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영입 제안이 오면 곧바로 받아들여라”는 충고를 건네기도 했다.

더 소속팀에서 뛸 수 없게 된 네이마르는 브라질로 조기 귀국할 예정이다. 오는 6월 개최되는 남미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를 일찌감치 준비하기 위해서다. 브라질은 여전히 막강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도 특별하다. 불운한 시즌을 보낸 네이마르에게 코파 아메리카 우승은 상처를 치유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