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 피랍됐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이 곧 퇴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됐던 귀국 비용 등 긴급구난비 지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프랑스 군 병원 측은 우리 국민에 대한 기본 건강검진을 실시했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심리검사 및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에 특이 상황이 없을 경우 현지시간으로 13일쯤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구출된 국민의 귀국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조기 귀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당국자는 긴급구난비 등 귀국비용 지원에 대한 질문에 “긴급구난비는 무자력(경제적 능력 없음) 상태, 연고자가 없거나 있어도 부담할 능력이 없는 경우에 지원을 했다”며 “이번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좀 더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개인 여행을 떠났다가 여행위험지역에서 납치된 40대 한국인 여성 장모씨에 대해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됐다.
앞서 부르키나파소를 여행 중이던 장씨는 지난달 12일 베냉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 중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미국인 여성 1명도 함께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인질 2명을 구하기 위해 나선 프랑스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돼 지난 11일 파리에 도착했다.
장씨는 납치 후 심리적 불안으로 2주간 식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 등에 따르면 장씨를 납치한 조직은 이슬람 무장세력인 ‘카티바 마시나’로 추정된다.
1년 6개월 전 세계여행을 떠난 장씨는 지난 1월 아프리카 모로코를 시작으로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여행했고, 베냉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과는 지난 3월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당국자는 이번 피랍 사건을 계기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발령 현황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씨가 납치된 지역은 2014년 10월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면서 여행경보 3단계(철수권고)가 내려졌다. 하지만 2015년 6월 정세가 다소 안정되면서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지역이 됐다. 그가 거친 세네갈과 모로코는 여행경보 1~2단계(여행유의 및 여행자제)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