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 교체를 공약으로 내걸고 15일 열리는 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창당 주역인 ‘안철수·유승민 체제’를 복원하는 것이 바른미래당의 살 길이라고 오 의원은 주장했다.
오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당을 구하고, 총선 승리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3 보궐선거 때) 거대 양당은 물론 군소정당 후보에게도 밀리며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정당이 변화를 거부하고 지금 이대로 현실에 안주한다면, 다가올 미래는 오직 죽음 뿐”이라고 당 상황을 진단했다. 또 “가만히 앉아서 ‘다 잘 될 거야’ 주술이나 외우다가 편안히 죽는 길을 택할 수는 없다. 죽기를 각오하고 변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그 첫 단추로 당 리더십 쇄신과 책임정치 복원을 들었다. “무기력하게 현실에 끌려 다니다 최악의 결과를 초래해 놓고도 마치 세월호 선장처럼 ‘가만히 있으라’ 말하는 무책임한 지도체제 교체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내대표에 당선되는 즉시 의원단의 의사를 결집하고, 당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서, 무책임한 현 지도부를 퇴진시키고 창당정신을 온전히 구현해 낼 ‘총선승리’ 지도부를 구성하는 책임정치 실천 운동에 돌입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유승민 두 창당 주역과 손잡고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손학규 체제’를 대신해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전면에 서는 체제를 복원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오 의원은 “실속 없이 거대 양당의 들러리나 서는 무기력하고 구태의연한 원내 대응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민생, 안보, 혁신을 당의 핵심 기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이 갈림길에서 과연 누가 통합과 혁신의 창당 정신을 되살리고, 당을 위기에서 구해낼 적임자인지 사람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교체 구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 “손 대표와 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방법이 한 가지로 국한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서울 관악을 지역구의 재선 의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자유한국당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회의 활동을 주도했으며 바른정당 창당 이후 공동대변인을 맡았다.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거쳐 현재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하다 강제 교체됐다. 이에 사·보임을 강행한 김관영 원내대표를 향해 “양치기 소년”이라 비난하는 등 현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