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레알의 격변기… 아자르 오고 베일 가나

입력 2019-05-13 13:06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가레스 베일. 게티이미지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격변기로 평가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던 주역은 대부분 30대에 접어들었다. 과거의 민첩함은 무뎌졌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받은 3위의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선수단을 지배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음에도 짧은 경력으로 인한 유연한 전술 변화가 약점으로 꼽히던 지네딘 지단 감독이 다가올 시즌 재건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시즌을 치르며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만 3명이다. 레알 감독직이 사령탑의 무덤으로 평가되는 ‘독이 든 성배’라지만 올 시즌은 구단 수뇌부들의 인내심이 유독 짧았다. 훌렌 로페테기와 산티아고 솔라리가 연이어 경질됐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복귀한 지단 감독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부임 후 치른 9경기에서 5승 1무 3패의 성적을 거뒀다. 애초 목표이던 2위 달성에도 실패했다. 과거 그의 지도로 꽃피웠던 이스코, 마르코 아센시오, 카세미루 등 전력을 가동했던 결과다.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고 무관이 확정되며 동기부여가 떨어졌다지만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레알은 다시 유럽 제패에 도전하기 위해 현재의 선수단으로는 힘들다는 평가를 했다. 올여름 새로운 갈락티코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은 잉글랜드 첼시 공격수 에당 아자르다. 유럽 언론들은 첼시의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끝나면 아자르의 레알행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자르는 최근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거취를 묻는 말에 “시즌을 마치면 행보를 정하겠다”고 답했다. 적어도 레알행을 부인하지 않았다.

첼시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가 12일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플레이메이커 상을 수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아자르만이 아니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소속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루카 모드리치의 후계자로 데려온다는 관측도 있다. 어느덧 34세의 나이에 접어든 모드리치로 시즌 전체를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폴 포그바 역시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전설적인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프랑스 영웅 지단 감독의 존재는 선수들이 레알 이적을 희망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영입 이전에 기존 선수단도 처분해야 한다. 특히 가레스 베일이 살생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2경기 연속 명단에서 제외됐다. 부상이 아님에도 2경기 연속 벤치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베일은 이번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4골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떠나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메워주길 원했으나 무리였다. 부상과 복귀를 반복하며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잉글랜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소속 팀들이 베일의 복귀를 환영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다만 적지 않은 그의 나이와 주급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솔라리 체제에서 피어난 유망주들 역시 관심 대상이다. 솔라리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마르코스 요렌테, 세르히오 레길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 여러 유망주를 깜짝 기용하며 그들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들은 지단 감독 부임 이후 예전과 같은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단 감독은 기존에 함께했던 마르셀루, 카세미루에 더 신뢰를 보내는 모양새다. 특히 레길론과 요렌테는 성장 구도에 접어든 선수들일 만큼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면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갑을 풀겠다고 예고한 레알이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현재 선수단에서 대폭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팀을 재편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된 지단 감독이 얼만큼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