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황제 펠레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우승팀으로 리버풀을 지목했으나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점 차이로 뒤져 준우승했다. 38라운드를 치르며 패배를 단 한 번만 허용해 아쉬움이 컸다.
펠레는 지난해 8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예상했다. 자신의 SNS를 통해 “최종 우승팀은 리버풀이 될 것이다. 리버풀은 알리송 베커,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함께 최고의 시즌을 보낼 것이다”고 밝혔다. 같은 브라질 출신인 알리송과 피르미누의 선전을 기원하며 리버풀에 던진 응원의 메시지였다.
지난 3월 리버풀이 맨시티에 선두자리를 내줬을 때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공격수 케니 달글리시의 생일을 축하하며 트위터로 “리버풀은 올 시즌 우승할 것이다. 내 생각은 변함없다”며 변치않는 입장을 드러냈다.
‘펠레의 저주’는 축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징크스 중 하나다. 펠레에게 우승 후보로 지목된 팀들은 번번이 조기 탈락하거나 우승이 불발됐다. 반대로 혹평한 팀은 선전했다. 펠레의 예측이 ‘저주’로 불리는 이유는 그래서다.
선수도 예외가 아니다. 펠레에게 칭찬을 받거나 핵심 전력으로 지목받은 선수는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하는 일이 많았다. 펠레가 예언하면 지목당한 팀의 선수들이 매우 큰 심리적 부담을 가지고 경기를 하게 돼 경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결국 펠레의 저주는 잉글랜드에서도 통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을 90점대로 획득하고 우승을 놓친 첫 번째 팀이 됐다. 축구 팬들은 그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