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늘 권력의 편에서 권력과 함께한 분”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하면서도 문 대통령과 독대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박 시장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진영 대권 잠룡인 황 대표와의 비교에 대해 “그분(황교안 대표)은 권력의 편에서 늘 권력과 함께한 분이고 나는 그 권력을 비판하고 저항하는, 오직 국민 권리와 이익을 지킨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같은 경기고를 나왔고, 같은 검사를 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분과 나는 굉장히 다른 길을 걸었다”며 “어떻게 황교안(대표)하고 저를 비교하십니까”라며 날을 세웠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과연 대한민국에 국가 미래와 장래를 생각하는 ‘스테이츠맨(정치인인 폴리티션과 구분되는 의미)’이 있나”라며 “우리나라 정치가 당파적인 걸 버리고 크게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협력한다면 우리 국민이 누구랄 것 없이 정치인을 존경하게 될텐데, 정치인들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문재인정부와의 정책 협조는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가 끝나면 문 대통령이 ‘하실 말씀 없냐’며 꼭 따로 물어 본다”며 “그런데 국무회의 장소에서 심각한 얘기를 어떻게 하나”라며 웃었다. 그는 “국무회의 끝나고 ‘박 시장, 맥주 한 잔 합시다’ 그러면 좋을 것 같은데…”라고 아쉬워하며 “(문 대통령과 따로 만나게 된다면)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한다고 했는데 밑에서 안 움직인다. 이런 걸 좀 일러바쳐야겠다”고도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와 관련해서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이순신장군 동상은 옮기지 못할 것 같다”며 “세종대왕 동상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는 맞지 않지만 다만 동상을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두 개의 동상을 이전하는 내용이 담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가안)를 발표한 바 있다.
박 시장은 부동산 투기 움직임에 대해서는 “투기수익이 생기지 않도록 조세정책을 잘 해야 한다고 보는데 건전한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열어줘야 한다”며 “내가 중앙정부라면 50조원의 민간(투자)을 받아서 공공임대주택 수십만채를 짓고 싶다”고도 언급했다.
대통령 전용기와 같은 특수 목적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해야한다고도 언급했다. 박 시장은 “항공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서울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해 수도권 내 수요 대비 부족한 공항 증설효과를 노려야 한다”며 “서울이 사는 길은 ‘관광’ ‘MICE산업’ ‘K-팝’과 같은 한류인데, 민수용 전환하면 서울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