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 장내는 최고기온 31도의 바깥보다 후끈하다.
12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3일 차 3경기에서 퐁 부 버팔로(베트남)가 G2 e스포츠(유럽)를 꺾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막차를 타고 합류한 언더독이 3일 만에 첫 승점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이날도 들소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뿔을 세웠다. 초반 바텀과 미드·정글 싸움에서 킬을 따낸 퐁 부는 계속해서 액셀러레이터만 밟았다. 글로벌 골드는 계속해서 벌어졌다. 퐁 부는 드래곤 버프 4개와 내셔 남작 버프를 챙겼고, 포탑 11개와 넥서스를 철거해 30분 만에 게임을 마무리 지었다.
홈팀의 선전에 베트남 팬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퐁 부가 킬을 따낼 때마다 장내가 떠나갈세라 환호성을 질렀다. 아깝게 적 챔피언을 놓쳤을 때면 탄식이 경기장을 덮었다. 베트남 팬들은 자신들의 LoL e스포츠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베트남은 ‘LoL e스포츠의 블루오션’ 중 하나로 평가된다. 지난해에는 동남아 지역 리그인 가레나 프리미어 리그(GPL)로부터 독립해 베트남 챔피언십 시리즈(VCS)를 출범시켰다. 호찌민에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 ‘GG 스타디움’이 있다. 이번 대회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그곳에서 진행했다.
처음으로 베트남에서 진행된 메이저급 국제 대회, 베트남 팬들은 홈팀의 선전을 바라며 목청껏 소리질렀다. 대회 현장에서 승자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출전을 앞둔 퐁 부 선수들이 세팅을 위해 입장하면 인터뷰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장내는 응원 소리로 가득했다.
그룹 스테이지 최약체로 평가받는 퐁 부지만, 이런 팬들 앞에서는 절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사기가 잔뜩 고양된 퐁 부 선수들은 지역 대표다운 화끈한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불운하게도 G2가 그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하노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