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하노이] 장군에겐 거문고보다 창이 어울렸다

입력 2019-05-12 17:33 수정 2019-05-12 17:37

장군은 풍류를 모른다. 거문고보다는 창이 손에 익었다. 소나를 놓아주고 원거리 딜러 챔피언 칼리스타로 회귀한 ‘테디’ 박진성(SK텔레콤 T1)이 북미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꼽히는 ‘더블리프트’ 일량 펭(팀 리퀴드)과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SK텔레콤 T1은 12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3일 차 1경기에서 팀 리퀴드(북미) 상대로 승리했다. 이로써 SKT는 3승2패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리퀴드는 2승3패를 기록했다.

바텀이 승부처였다. 양 팀 모두 이 사실을 직감했다. 경기 시작 후 2분 만에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리퀴드가 정글러 ‘엑스미시’ 제이크 푸체로(자르반 4세)를 대동해 승부수를 걸었다. 이에 ‘마타’ 조세형(갈리오)이 전사했으나 SKT도 ‘클리드’ 김태민(리 신)의 빠른 합류로 곧장 복수에 성공했다.

SKT는 1-1 킬 교환에 만족하지 않았다. 박진성이 점멸까지 활용하면서 한 차례 더 시비를 걸었다. ‘코어장전’ 조용인(탐 켄치)의 점멸이 함께 소모됐다. 박진성은 김태민과 함께 순간이동으로 라인에 복귀한 ‘더블리프트’를 기어코 쓰러트렸다. 라인 주도권을 잡은 SKT 바텀 듀오는 10분 만에 리퀴드 1차 포탑을 철거했다. 조세형의 발이 풀리면서 SKT가 승기를 잡았다.

박진성은 팀 파이트에서도 맹활약을 이어나갔다. 리퀴드가 교전 유도에 강점이 있는 자르반 4세를 활용, 시종일관 박진성을 노렸다. 그러나 박진성은 깡총깡총 상대 스킬을 피해가며 대미지를 넣었다. 그는 한 차례도 전사하지 않고서 4킬 7어시스트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박진성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바텀 챔피언의 티어를 재정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바텀 픽에 확신이 없었다. 확실한 티어 정리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면서 “어제 (iG전을) 지고, 티어 정리를 확실하게 해 조금 더 괜찮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SKT가 전날 인빅터스 게이밍(iG, 중국)전에서 선보였던 ‘소나타(소나-타릭)’ 조합은 분명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그룹 스테이지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챔피언 티어를 재정립한 SKT가 2라운드에는 더 나은 경기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하노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