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창, 독재자나 가능한 시민 조롱” 황교익 맹비난

입력 2019-05-12 17:05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달창(문재인 지지자 비하 인터넷 속어)’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강력 비판했다. 그는 정치인이 시민을 조롱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저버린 것이며 이는 독재자적 정치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왼쪽)와 나경원 원내대표. 국민일보DB 및 뉴시스

황씨는 1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시민과 정치인의 조롱은 다른 무게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은 정치인을 희화하고 조롱할 수 있지만 정치인은 시민을 희화하고 조롱할 수 없다”면서 “시민은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권리가 있는 반면 정치인은 시민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은 이러한 민주주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나경원의 막말은 시민 위에 군림하는 독재자나 가질 수 있는 불온하고 후진적인 정치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청산해야 할 독재자의 후예”라고 힐난했다.

황씨는 “예를 들어 네티즌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쓰거나, 이명박 대통령을 쥐라고 썼다면 어느정도 용인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는 민주주의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권력의 주체를 시민에서 비롯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주장이 담긴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황교익 페이스북 캡처

나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3시30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문 대통령의 방송 대담을 언급하며 “방송사 기자분이 ‘문빠’ ‘달창’에 공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창은 문재인 대통령의 ‘문(MOON=달)’과 ‘창녀’를 결합한 인터넷 속어다. 혐오적 뉘앙스가 강한 만큼 인터넷에서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논란이 일자 나 원내대표는 입장자료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면서 “인터넷상 표현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