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는 1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시민과 정치인의 조롱은 다른 무게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은 정치인을 희화하고 조롱할 수 있지만 정치인은 시민을 희화하고 조롱할 수 없다”면서 “시민은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권리가 있는 반면 정치인은 시민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은 이러한 민주주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씨는 “나경원의 막말은 시민 위에 군림하는 독재자나 가질 수 있는 불온하고 후진적인 정치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청산해야 할 독재자의 후예”라고 힐난했다.
황씨는 “예를 들어 네티즌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쓰거나, 이명박 대통령을 쥐라고 썼다면 어느정도 용인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는 민주주의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권력의 주체를 시민에서 비롯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주장이 담긴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3시30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문 대통령의 방송 대담을 언급하며 “방송사 기자분이 ‘문빠’ ‘달창’에 공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창은 문재인 대통령의 ‘문(MOON=달)’과 ‘창녀’를 결합한 인터넷 속어다. 혐오적 뉘앙스가 강한 만큼 인터넷에서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논란이 일자 나 원내대표는 입장자료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면서 “인터넷상 표현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