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앞둔 요렌테, 토트넘의 선택은?

입력 2019-05-12 15:22
페르난도 요렌테가 9일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와 페르난도 요렌테의 계약은 올여름 종료된다.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려놓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다음 시즌 잔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요렌테 역시 출전 시간을 위해 이적을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그는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려 했다.

요렌테의 올 시즌은 온도 차가 극심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철저한 해리 케인의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다. 토트넘의 상징이자 유럽축구 최정상 원톱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케인은 요렌테가 밀어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케인이 1월 말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부상 당하기 직전까지 그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시간은 단 27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는 정황이 출전 시간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주로 카라바오컵(리그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 비중이 낮은 대회에서만 케인의 체력 안배를 위해 기회를 받았다.

요렌테는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요한 상황에서 득점을 터뜨렸을 뿐 아니라 측면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훌륭했다. 최전방에서 높이 싸움을 해주며 2선과 측면 공격수들의 연계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요렌테가 만들어낸 포스트 플레이나 세컨드 볼 과정에서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가 해결하는 방식은 최근 토트넘이 가진 강력한 공격 루트 중 하나였다.

그의 활약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특히 돋보였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와 치른 8강 2차전 경기에서 후반 68분 천금 같은 추격골을 기록했다. 핸드볼 논란도 있었지만 이는 1·2차전 도합 180분 승부의 결승골이 됐다. 4차전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과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2차전 두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팀의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2차전에서는 교체투입 된 후 제공권을 장악해 공격의 흐름을 완벽히 가져오며 모우라의 해트트릭에 힘을 보탰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기까지 요렌테의 지분은 매우 컸다.

요렌테와 토트넘의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얇은 선수층의 한계를 절감한 토트넘은 요렌테가 아닌 확실한 백업 공격수를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4세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자유계약으로 풀릴 요렌테를 원하는 팀들은 많다. 친정팀 스페인 아틀레틱 빌바오와 이탈리아 나폴리가 요렌테에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