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재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실상 대중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현재 25% 관세가 부과중인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나머지 ‘3250억 달러’까지 포함하면 중국이 해마다 미국에 수출하는 5800억 달러 어치 전체에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 “내 두 번째 임기때는 중국에 훨씬 나쁠것”이라며 중국의 즉각적인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USTR 홈페이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약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자세한 것은 월요일(13일) USTR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20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이날 인상했다”고 밝히며 이 같이 전했다.
미국 측은 중국 협상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한 류허 부총리에게 3~4주 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최종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의 관계는 매우 탄탄하게 남아있으며 미래를 향한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9~10일 아무 소득없이 고위급 협상을 끝낸 미·중 양측은 추가 회담 일정은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인상 지시 외에도 트위터를 통해 독설을 쏟아내며 계속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은 최근 협상에서 너무 심하게 당하고 있어 2020년 차기 대선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운 좋으면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계속 미국에서 연간 5000억 달러를 뜯어낼 수 있을지 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내 두 번째 임기에 미·중 협상이 진행된다면 합의는 중국에 훨씬 더 나쁠 것”이라며 “중국은 지금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세를 피하는 그런 쉬운 방법?. 그것은 매우 간단하다”며 미국에서 제품과 상품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거센 공세에 대해 중국은 아직 보복조치를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은채 매체 등을 통해 구두 경고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사평에서 “미국이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또다시 중국을 위협하고, 양국 경제무역 마찰 위험을 악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일방주의는 중·미 양국에도 손해일 뿐 아니라 세계에도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미국의 관세 위협 속에 어떻게든 양국 간 이견 해결을 위해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면서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 확대, 무역균형 등에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중국의 핵심적인 우려에 대해선 이견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원칙적인 문제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절대 마지노선이나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