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다친 아이, 처음에 문제 없어도 방심하면 안돼…지연성 출혈 주의”

입력 2019-05-11 22:22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이민호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침대에서 떨어지는 등 아이가 머리를 다치고 나서 의식이 명료하고, 가벼운 찰과상만 있는 경우 응급실에 가서 CT를 찍어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가 자꾸 자려고 하는 경우나, 외상 후 경련을 한 경우, 심한 두통 및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응급실에 와서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이민호 교수는 “소아 두부 외상은 처음에 문제가 없더라도 방심하면 안 되는 것이 드물게 지연성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이가 머리를 더 아파할 경우, 별로 먹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역 구토가 있는 경우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 검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질병분류 정보센터(KOICD)에 따르면 소아 두부 외상의 가장 많은 원인은 낙상(51.6%)으로, 소아 낙상 사고는 절반 가량은 가정에서 발생한다.

4세 이하의 영아의 경우는 낙상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발생한다. 심각한 경우는 비교적 드물고 가벼운 찰과상이나 자상이 61.2%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골절이 11.5%, 뇌출혈 등의 두개 내 손상이 12.7%를 차지한다.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에 비해 좀 더 빈도가 높은편이다.

소아의 경우 성인에 비해 머리가 상대적으로 크며 사고시 두부 외상의 비율이 높다. 두개골 골절의 경우 꼭 충격을 받은 자리에 반드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힘이 분산되는 다른 곳에 발생할 수도 있다. 머리뼈와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막(경막) 사이의 유착이 적어 경막 아래 혈종 보다는 경막 위 혈종이 좀 더 흔한 편이다.

이 교수는 “CT를 찍고 아무 문제가 없어도 머리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뇌 손상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일부는 기분장애와 같은 신경정신과적 문제를 호소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후에도 외래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