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 특별대표, 방한 일정 마치고 귀국길 올라

입력 2019-05-11 16:44 수정 2019-05-11 17:36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워싱턴행 항공편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1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당초 비건 특별대표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 등에 참석, 식량 지원을 포함한 대북 인도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기간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미의 인도적 지원 제공이 애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3박 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 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앞서 지난 8일 한국에 도착한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한·미 워킹그룹 회의 등을 가졌다.

그는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과도 연이어 만남을 가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식량 지원을 포함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본격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9일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우리 측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을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논의보다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동향 및 대응 방향 논의에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연이어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대북 인도적 지원 카드를 활용하려던 한국과 미국의 전략은 일시적 제동이 걸렸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통해 인도적 지원 카드만으로는 대화 재개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발사에도 불구하고 대화 기조 유지를 시사했다. 그는 지난 10일 강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으로 돌아간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측과 공유한 정보 등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탐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