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정 간접 비판한 이낙연 총리 “근사한 질문보다 잘 들어야…”

입력 2019-05-11 15:06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캡처

“신문의 문자는 들을 문(聞)자다. 그러나 많은 기자가 물을 문(問)자로 잘못 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현정 KBS 기자의 인터뷰 태도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총리는 “신문사에서 인턴기자 교육담당으로 여러 해 일했다. 그 첫 시간에 나는 늘 이런 말을 했다. 신문의 ‘문'자는 들을 ‘문’자다. 그러나 많은 기자는 ‘물을 문’자로 잘못 안다”며 “근사하게 묻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다. 잘 듣는 일이 먼저다. 동사로서의 ‘신문’은 새롭게 듣는 일이다”라고 했다.

이 총리는 해당 글에서 송 기자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은 송 기자의 질문 태도와 연결 지으며 공감 댓글을 달았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낸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신문에서 들을 문은 독자의 입장에서 듣는다는 뜻 아니냐?”며 “매일 신문을 통해 새로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 기자는 당연히 물어야 한다.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논리적으로 때론 날카롭게”라고 반박했다.

이 네티즌은 또 “이번엔 듣기만 하는 강의나 청취로 진행된 게 아니라 묻고 듣고 반론하고 또 반론하는 대담으로 진행됐다는 점 상기시켜주겠다”며 “대통령 청와대, 심지어 진보 논객까지 문제없다는 기자의 질문 태도에 간접적으로 비판하니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리는 “듣기 위한 질문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자기 말을 하기 위한 질문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언론의 현실이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송 기자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KBS가 진행한 단독 대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인터뷰 내내 인상을 쓰고 대통령이 대답하는 과정에서 말을 계속 끊어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또 야당에선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얘기한다” “국민은 인사검증에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준다” “박근혜 대통령 사면 계획 있냐” 등의 질문을 던져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기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주장도 있어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