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하노이] 그룹 스테이지는 5일 동안 열린다

입력 2019-05-11 02:59

SK텔레콤 T1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그룹 스테이지는 5일 동안 열린다.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10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국립 컨벤션 센터에서 2019 LoL MSI 그룹 스테이지 1일 차 일정이 진행됐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대표해 출전한 SKT는 이날 1경기에서 G2 e스포츠(유럽)에 패배했으나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를 완벽히 제압하며 1승1패를 기록했다.

G2전 패배는 LCK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안겼다. 경기 결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용도 문제였다. 바텀 듀오가 정글러 개입 없이 펼쳐진 2대2 전투에서 퍼스트 블러드를 내줬다. 탑은 상성상 열세를 뒤집지 못해 처음부터 끝까지 고전했다. 정글러와 미드도 불만족스러운 경기력으로 게임을 마쳤다. 변명의 여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다. 그룹 스테이지는 팀별로 10경기를 치러야 하는 중거리 레이스다.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고, 퍼스트 블러드가 곧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LoL 유저라면 숱한 역전패 경험을 통해 익히 체득했을 사실이다.

MSI 그룹 스테이지가 더블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정립된 2016년, 대회 우승 팀인 SKT는 6승4패를 거뒀다. 중간에 4경기를 내리 졌지만, 이후 운영이 제 궤도에 오르면서 4연승을 달렸다. 그 기세를 몰아 우승까지 달성했다. 반면 로열 네버 기브업(RNG, 중국)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8승2패로 1위를 기록했지만 우승에는 실패했다.

SKT는 2017년 우승했을 당시에도 그룹 스테이지에서 플래시 울브즈와 월드 엘리트(WE, 중국)에 1패씩을 허용했다. 2018년 우승팀인 RNG는 7승3패로 대회 첫 주를 마무리했다. 그만큼 MSI 그룹 스테이지는 어렵고, 호흡이 긴 무대다.

‘페이커’ 이상혁은 지난달 국민일보와 만나 “이 대회를 여러번 치러본 입장에서 MSI와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난이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MSI는 지역 1위 팀들이 모두 모여 치르는 대회다 보니 롤드컵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결과만큼 중요한 건 패배에서의 배움이다. 정확한 피드백은 강팀의 필수 조건이다. 두 번째 맞대결에서 상대보다 더 많이 발전해 복수하면 된다. ‘테디’ 박진성은 1일 차 일정을 마친 뒤 “선수들끼리는 주로 챔피언 픽과 운영 등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리턴 매치에서는 더 자신 있을 것”이라면서 이날 패배에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또 당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반응이었다.

SKT는 대회 이틀 차인 11일, 퐁 부 버팔로(베트남), 인빅터스 게이밍(iG, 중국)과 붙는다. 어려운 상대들과 마주하는 이들이 첫날보다 더 나은 실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해본다. SKT는 기대를 결과로 증명하는 팀이다. 이미 지난 봄 동안 충분히 그래왔지 않았던가.

하노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