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하노이] 장군은 속으로 칼을 간다

입력 2019-05-11 00:15

“일정이 타이트하지만, 빨리 붙으니까 더 재미있어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경우 지면 며칠 뒤에야 그 기분을 풀 수 있는데, 여기서는 경기를 져도 바로 이길 기회가 있어 더 열심히 할 수 있어요. 또는 하루에 2승을 거둘 수도 있고요.”

처음으로 국제전을 치르는 장군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테디’ 박진성의 소속팀 SK텔레콤 T1은 10일(한국시간) 열린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 1일 차 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1경기에서 G2 e스포츠(유럽)에 패배했다. 4경기에서는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를 꺾었다.

첫날 일정을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난 박진성은 “평소 LCK에서 하던 것처럼 했지만, 첫 판은 조금 긴장했던 것 같다”고 첫 국제 대회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첫 LCK 결승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이었는지 묻자 그는 “결승전은 정말 간절했다. 지금은 그룹 스테이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정규 시즌 1라운드처럼 편하게 임했고, 첫판이 끝난 뒤로 긴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진성은 이날 G2전 패배와 관련해 밴픽, 라인전, 대규모 교전 등 다방면으로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 주도권을 잡는 픽을 했는데 우리가 잘 대처하지 못했다. 많이 휘둘렸다고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었다”면서 “플레이적으로도 라인전, 팀파이트를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던 것 같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박진성은 “리턴 매치에서는 더 자신 있을 것”이라면서 “선수들끼리는 주로 챔피언 픽과 운영과 관련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LCK와 다른 지역 간 메타 차이에 대해서는 “메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팀들끼리) 하는 것도 비슷하고, 특별한 챔피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 간극이 크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지 적응은 잘 되어가는지 묻자 박진성은 “경기력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지 음식이 맛은 있는데 밥알이 우리 것과 달라 아쉽다. 한국 밥이 정말 맛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첫날과 둘째 날에는 다른 음식을 먹었지만, 지금은 즉석밥도 먹는 등 한국식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박진성은 “잠자리가 엄청 좋다”며 “다만 냉장고가 아닌 보관소 수준이어서 차가운 물을 마시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름진 음식과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어제까지 배가 살짝 아팠는데 오늘 괜찮아졌다. 경기에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지 인프라도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박진성은 전했다. 그는 “스크림이나 솔로 랭크 등을 할 때 핑이 30까지 오르긴 하지만 별 차이를 못 느낀다. 경기장에서는 (LCK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응원해준 LCK 팬들에게 더 나은 활약을 약속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오늘 첫 번째 판에서 아쉽게도 G2에 많이 휘둘리면서 졌지만, 피드백을 잘 거치면서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우리 실력을 늘려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

하노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