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살해 위협 받던 아시아 비비, 캐나다로 탈출

입력 2019-05-10 16:05
신성모독 혐의로 감옥에 수감됐다가 무죄판결을 받고 살해 위협에 시달리던 파키스탄 여성 아시아 비비(50·사진)가 캐나다로 탈출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비비의 5자녀는 앞서 캐나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비는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다가 이웃 주민과 언쟁을 벌이던 중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2010년 사형선고를 받고 8년간 독방에 갇혔다가 지난해 10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판결에 격분한 극단주의자들이 대규모 항의 시위에 나서는 등 일부는 살해 협박까지 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강경 무슬림들의 시위가 이어지자 비비의 출국을 금지하고 다시 재판을 받도록 하겠다며 발표하는 등 한발 물러나기도 했다.

비비는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는데 무함마드는 우리를 위해 해준 것이 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는 게 당시 비비와 함께 있었던 주변 여성들의 증언이었다.

비비는 극단주의자들의 거듭된 살해 위협에 가족과 떨어진 안전가옥에서 지내고 있었다.

아시아 비비를 도왔던 ‘고통받는 교회 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는 “극단주의자의 비난과 기독교 신앙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는 우리의 기도와 사역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행운을 빈다. 비비가 가족과 안전하게 재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신성모독법은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에 대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해 국제인권단체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