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산업체 보잉 출신의 패트릭 섀너핸(56) 국방부 장관 대행을 정식 장관으로 지명한다. 상원 청문회를 거쳐 정식 인준된다면 안보 정책 경험이 없는 첫 국방부 장관이 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섀너핸의 국가에 대한 봉사와 지도력을 근거로 그를 국방부 장관에 지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섀너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을 전격 경질한 뒤 올해 1월부터 역대 최장 기간 국방장관 대행을 맡았다.
그는 군 장성 출신인 전임 국방부 장관들과 달리 항공분야 엔지니어 기업인 출신이다. 보잉에 1986년 입사해 30여년 간 방산 관련 업무에 종사했고, 보잉 미사일방어시스템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국방부 부장관에 발탁됐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방산업체 임원 출신을 국방부 수장에 임명하면서 그간의 전통을 깼다”고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도널드 럼스펠드 또한 방산업체 출신이긴 했지만, 해군 조종사를 거쳐 국방부에 들어간 뒤 나토에 파견 근무했다. 섀너핸은 부장관 시절 국방부 회의에서 보잉을 홍보하고 경쟁사를 비방했다는 의혹으로 국방부의 감찰을 받았으나 지난달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섀너핸은 성명을 통해 “미군을 현대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장관으로 확정되면 중국과 러시아와 경쟁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섀너핸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던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과 달리,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충실히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섀너핸은 보잉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상원 청문회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인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섀너핸이 국방장관에 공식 취임하면 이란과 긴장 고조 상황부터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미군의 대처 등 복잡한 과제 해결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