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화물선 압류…‘제재 위반’ 북한 선박 압류 첫 조치

입력 2019-05-10 11:18
사진은 지난해 2월 일본 해상자위대가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적발한 북한 유조선과 몰디브 선적 중국 유조선 간의 불법환적 장면. NHK방송 화면 캡처.

미국이 9일(현지시간) 불법으로 석탄을 운송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했다. 미국이 제재위반을 이유로 북한 선박을 압류 조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선박을 몰수하기 위한 민사소송을 뉴욕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북한의 최대 벌크선 가운데 하나인 와이즈 어니스트는 북한의 석탄을 불법으로 선적하고 북한에 중장비를 수송하는 데 사용됐다”면서 “이 선박은 앞서 미 뉴욕남부지방법원이 발행한 영장에 의해 압수됐으며 현재 미국의 유치 하에 있다”고 밝혔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해 4월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다가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다. 현재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미국령인 사모아로 이송 중이다. 미 법무부는 “어니스트호가 2018년 3월 북한으로부터 항해에 나섰지만,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가동하지 않았다”면서 “또한 선적 서류에 배의 국적과 석탄 출처를 서로 다른 나라로 허위 기재해 북한 소속이라는 사실을 숨기려 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직후 미 정부가 북한 선박에 대한 압류·이송 및 소송 사실을 발표한 것은 강력한 대북 압박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극찬하는 발언을 해왔지만 이번에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국제 무역의 대부분을 해운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통해 해상무역 봉쇄에 주력했다. 이에 북한은 석유와 석탄을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즉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제재망을 피해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