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3)가 오랜 침묵을 깨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전준우는 지난 9일 KT 위즈와의 경기에 6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2회초 선두타자 손아섭(31)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좌측 방향으로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3득점이 이뤄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
전준우는 또 3회초에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이후 4득점이 추가됐다. 4회초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인 끝에 좌중간 홈런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13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이후 20경기, 26일만의 홈런이다.
6회초에도 5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7회초에는 삼진 아웃당했다. 9회초엔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전준우는 이날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3루타 없는 사이클링히트였다.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9경기 만의 멀티히트다. 지난달 5일 한화 이글스 경기 이후 이번 시즌 두번째 3안타 경기다. 롯데는 전준우를 비롯해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7연패에서 벗어나며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요즘 롯데 타선을 보면 낯선 인물들이 많다. 3루수 강로한(27)과 1루수 오윤석(27), 외야수 또는 지명타자 허일(27) 등이 예상밖의 활약을 펼치며 그나마 롯데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선에선 민병헌(32)을 필두로 최태인(37), 이병규(36) 등이, 투수진에선 박세웅(24), 박진형(25) 등이 돌아와야 한다. 그 이전까진 어떻게 식으로 든 버텨내야 하는 롯데다.
그러기 위해선 전준우의 부활이 가장 중요하다. 손아섭은 KT와의 3연전에서 6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타율을 3할에 딱 맞춰냈다. 이대호 역시 6안타를 때려내며 0.301로 3할 타자로 복귀했다.
전준우의 타율은 0.264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통산 타율 0.292에도 한참 못 미치는 타율이다.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것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2008년 건국대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전준우가 첫해 기록한 타율은 1할이었다.
2011년이 되어서야 0.301을 기록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뒤 2017년 0.321, 2018년 0.342를 기록했다. 2할 타율을 친 때가 더 많았다. 그런 만큼 지금 타율에 너무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 내려온 만큼 올라갈 곳이 많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르던 과거 전준우의 모습으로 부활할 때가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