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을 진행하던 중 ‘태도 논란’에 휩싸인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와 관련, KBS 차원의 해명을 촉구하는 글이 방송사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의 답변 기준은 1000명으로, 게시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 시청자는 9일 ‘문재인정부 2주년 대담 프로그램 진행자의 질문 수준과 대화 방식에 대해 질문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해당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대통령 취임 2주년 방송의 취지를 시청자 입장에서 기대했던 것은 지난 2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3년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아직 미완인 계획들을 정부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듣고 싶어 한 국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방송 시작 20분이 넘도록 북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대통령 발언 중 진행자가 계속해서 말을 끊거나, ‘독재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자를 선발했고, 준비된 질문은 시청자에게 어떤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진행자의 개인적인 의견인지도 정확하게 알려달라”고 했다.
KBS는 한 달 안에 시청자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담당 부서 책임자가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청원은 10일 오전 9시55분 기준, 답변 요건 1000명을 훌쩍 넘긴 1만1187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밖에도 항의성 청원이 수십개 등록됐다.
송 기자는 1997년 KBS 보도국에 입사했다. 현재 정치외교부 소속 국회 담당 기자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를 출입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송 기자는 지난 9일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기획된 특집 대담을 단독으로 진행했다. 기자회견 방식이 아닌, 문 대통령이 기자와 일대일로 마주 앉아 80분간 각종 현안 관련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자리였다. 이런 형식의 대담이 진행된 것은 노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심지어 생방송이었다는 점에서 사전에 녹화됐던 노 전 대통령 때보다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방송 후 송 기자의 진행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 대통령의 말을 여러 차례 끊어 가며 한 질문과 진행 내내 다소 찌푸린 표정이 문제였다. 이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긴 했지만, 대담 시간 약 20분을 북한 관련 질문에 할애한 것도 논란이 됐다.
송 기자의 이름은 회담 다음 날 오전까지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네티즌은 “보기 불편했다” “질문 태도가 무례했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을 관련 인터넷 기사에 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이 등장했다. 반대로 “질문이 날카로웠다”며 송 기자를 지지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