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인상 시한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대표단이 최종 담판을 위해 마주앉았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커 시한으로 정한 10일 0시(현지시간) 전까지 합의 도출은 쉽지않아 보인다. 미국측의 관세폭탄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게 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친서를 보냈다고 공개하며 막판 합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미국은 또 관세 인상이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 출발하는제품이라고 밝혀 협상 시한에 여유를 두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9일 협상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무역전쟁의 종전 또는 전면전 여부를 판가름할 담판에 들어갔다. 류 부총리는 워싱턴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서 미국 측과 합리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그는 “관세 인상은 문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며 중국과 미국에도 해롭고 세계에도 해롭다”고 강조했다.
류 부총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 대표단과 관세부과 시한을 7시간 앞둔 이날 오후 5시쯤 협상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합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지난밤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 나는 아마 전화로 그와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이 친서에서 “함께 협력하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자”라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의에 매우 가까이 왔었다. 그런데 그들은 합의안에 대한 재협상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없다”면서 중국의 ‘약속 파기’를 재차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중국 고위 관리들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부총리(류허)가 오고 있다”면서 합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에 대해 “우리는 1년에 수백억 달러를 받을 것이다. 그것(관세)은 매우 강력하다”며 관세를 강력한 수단으로 쓸수 있음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중국을 압박해 협상에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양면전략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양보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서 극적 타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날 홈페이지에 10일 오전 0시 1분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린다고 밝혔다.
세관국경보호국은 하지만 10일 오전 0시 1분 이전에 미국을 향해 출발한 중국 화물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10%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혀 실제 25% 관세 부과까지는 시차가 생기게 됐다.
이는 관세 부과 시한 이후 출발하는 중국 화물이 미국에 도착할때까지 시간을 두고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비행기편 화물은 중국에서 미국까지 하루 가까이, 선박은 장기간 걸리기 때문에 관세인상이 자연스럽게 ‘유예’되는 셈이다.
따라서 관세부과 시한을 넘기더라도 양측이 좀 더 시간을 갖고 막판 타결을 노려볼 있는 시간이 있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