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가 같은 과 남학생들의 단체 카톡방 성희롱을 추가 폭로했다. 폭로에는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현직 교사가 제자인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정황도 담겼다. 가해 학생들의 위증이 의심된다는 고발도 있었다.
위원회는 지난 7일 교내에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의 단체 채팅방 성희롱과 가해학생들의 위증을 고발한다는 대자보를 붙였다. 대화 내용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남학생들이 주고받았던 단체 채팅방 내 성희롱을 추가 폭로했다. 위원회가 공개한 카톡에 따르면 학생들은 여학생을 몰래 촬영했다는 말을 하거나 여학생의 신체를 희화화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여학생은 실제 여자친구가 아니었고, 과방에서 함께 조별과제를 하던 친구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카톡방에는 국어교육과 15학번부터 18학번 남학생들이 참여했다고 적었다.
2017년 11월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현직교사가 “겉모습 중3인 초5 여자애가 나지막하게 욕설을 하는데 예뻐서 말을 못하겠다” “따로 챙겨 먹어요 이쁜 애는 아니 챙겨 만나요”라며 학생을 성희롱한 정황도 포착됐다.
가해 학생들이 조사 과정에서 위증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피해 학생들은 2016년 선·후배 대면식에서 같은 과 남학생들이 스케치북에 신입 여학생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모아 책자를 만들었고 외모를 품평하며 성희롱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16학번과 17학번 일부 남학생들은 “과거에 잘못된 관행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스케치북은 없었다”며 의혹을 부정했다.
하지만 공개된 카톡 내용은 남학생들의 해명과 배치된다. 대자보에는 “스케치북 다음에 형네로 보러가도 되느냐”라는 질문에 “빨리 파쇄하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위원회는 “16학번은 17학번을 통해 뒤늦게 사태를 파악했다”는 남학생들의 주장에도 반대되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원회 측은 위 내용을 근거로 학교에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교육 실습에 남학생들을 배제하고, 16·17학번 남학생들에 대해 재조사 및 징계를 단행할 것을 촉구했다. 성평등센터 건립과 전 교직원 및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 교육 의무화도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에는 성희롱 발언을 한 국어교육과 졸업생들의 조사와 징계를 촉구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