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의 고민 ‘왼쪽 측면’… 쿠티뉴·뎀벨레 모두 부진

입력 2019-05-09 17:34 수정 2019-05-09 17:51
게티이미지

스페인 FC바르셀로나가 왼쪽 측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시즌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필리페 쿠티뉴와 오스만 뎀벨레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서 활약하는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에 이어 축구사 역대 이적료 3·4위의 주인공이다.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거듭날 이들에게 네이마르를 팔고 얻은 수년치 이적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런 만큼 그들의 부진은 바르셀로나에 너무나 뼈아프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8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펼쳐진 리버풀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0대 4로 패했다. 1차전 누캄프 홈에서의 3골 차 승리가 뒤집혔다. 공격 전방위적으로 호흡이 들어맞지 않았지만, 눈에 띄게 움직임이 무뎠던 선수는 쿠티뉴였다. 3대 0으로 승리했던 지난 2일 1차전에서도 그랬다. 쿠티뉴의 부진으로 바르셀로나는 왼쪽 측면을 활성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두 경기 모두 쿠티뉴를 첫 번째 교체로 벤치에 불러들였다. 뎀벨레는 이전 경기에서 부상으로 이탈하며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충격의 탈락을 한 뒤 비판은 자연스레 이 둘에게 향했다. 뎀벨레는 1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리오넬 메시가 만들어준 일대일 기회를 놓쳤다. 쿠티뉴는 시종일관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둘 다 탈락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셈이다.

오스만 뎀벨레가 지난 2일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필리페 쿠티뉴가 8일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4강 2차전에서 넬손 세메두와 교체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던 경기는 비단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만은 아니다. 시즌 초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며 바르셀로나 리듬에 적응하는 듯 하다 들쑥날쑥한 경기력 기복을 겪기 시작했다. 그나마 뎀벨레가 좌·우측을 가리지 않고 상대 측면을 흔들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크고 작은 근육 부상으로 오락가락했다. 같은 부상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올 시즌만 3번, 2017년 여름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이후 5번째 햄스트링 부상이다.

바르셀로나가 활용할 수 있는 공격카드 기용폭도 훨씬 줄었다. 같은 라인에 있던 레프트백 호르디 알바의 과감한 오버래핑이 아니었다면 바르셀로나의 왼쪽 측면은 그야말로 마비됐을 터였다. 과거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로 이어지는 바르셀로나의 스리톱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 수비수들이 지역 방어체제에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곳을 커버하기 위해 달려가면 다른 쪽에서 빈 곳이 생겼고, 그곳은 바르셀로나의 위협적인 공격 경로가 됐다. 그러나 쿠티뉴와 뎀벨레는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상대 수비수를 왼쪽으로 돌려놓는 데 실패하다 보니 중앙에 있던 수아레스의 파괴력 역시 부쩍 줄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8일 보도에서 쿠티뉴에 대해 “바르셀로나 선수로서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촌평했다. 쿠티뉴를 향한 현지 팬들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쿠티뉴와 뎀벨레를 둘러싼 이적설도 시작됐다. 그들을 향한 바르셀로나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