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손흥민, 4강 모우라… 결승은 케인?

입력 2019-05-09 11:21 수정 2019-05-09 14:06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해리 케인이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결승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다음 달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펼쳐질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다. 토트넘은 앞서 스페인 FC 바르셀로나를 꺾고 선착한 잉글랜드 리버풀과 격돌한다.

토트넘은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케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팀의 승리가 확정된 후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로 뛰어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휴대폰을 꺼내 영광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경기를 뛸 수 없었다. 상대 수비수 파비안 델프와 볼 경합을 펼치던 중 발목을 밟히며 시즌 아웃이 예상됐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케인의 이탈은 토트넘으로서는 큰 타격이었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주포가 사라지며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토트넘은 순항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소 4위를 확보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결승에 올랐다. 동료 공격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손흥민, 루카스 모우라, 페르난도 요렌테가 결정적인 순간에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 해리 케인이 9일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한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케인은 결승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약스와의 경기를 끝낸 뒤 “재활이 순조롭다. 이번 주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제는 그라운드로 뛰어나갈 수 있다”며 “훈련과 재활에 최선을 다하겠다. 결승에서 나의 실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승에 나설 수 있다고 선언한 셈이다.

케인의 결승전 복귀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는 이미 놀라운 회복력을 선보였던 전례가 있다. 지난 1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걸려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도 3주가량 복귀 시점을 앞당겼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은 복귀에 대한 케인의 동기 부여를 한층 강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무리하게 일찍 복귀했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선다면 2달 여 만의 복귀다. 실전 감각이 얼마나 올라왔을지도 관건이다. 5년 전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속 디에고 코스타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출전하겠다는 의지만 앞세워 무리하게 복귀했다 전반 9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난 바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이른 시간에 교체 카드를 쓰며 전략 수정을 해야 했다.

케인이 정상적인 컨디션만 갖춘다면 토트넘으로선 이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없다. 손흥민이 4강 진출에 힘을 보탰고, 모우라가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에서는 케인이 보여줄 차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