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승 이승호 “야수들 덕...지영 선배는 ‘빛지영!’”

입력 2019-05-08 21:48 수정 2019-05-08 21:49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 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결정지은 공을 쥐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이현우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신성 선발투수 이승호가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둔 소감을 밝혔다.

이승호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만을 내주고 4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완봉승(3승)을 거뒀다. 전날 역전패를 당한 뒤 분위기를 가져오는 승리라 의미는 더욱 컸다.

이승호는 완봉을 자신이 아닌 수비진에 돌렸다. 이승호는 8회초 우익수로 나선 이정후가 깊은 플라이를 점프해 잡아내자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이정후는 이승호의 선배가 아닌 2017년 입단 동기였음에도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진심을 전했다.

이승호는 “정후뿐만 아니라 다들 너무 잘 해주셨다”며 “내가 잘 던진 것은 모르겠다. 수비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위험한 이닝이 많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야수들을 믿고 마운드에 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공을 받아 준 이지영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승호는 “이지영 선배가 혼자 하지 말고 맞춰 잡자고 했다”라며 “(이지영 선배는) ‘빛지영(빛+이지영)’이시다”라며 웃었다. 이승호는 전담 포수의 말대로 LG 타선을 꾸준히 맞춰잡으며 93구로 8회초를 마쳤다. 이승호는 “이렇게 된 것 완봉하고 싶지 않냐고 코치님이 물어보시더라”며 “완봉은 투수라면 당연히 한번쯤 하고 싶은 것”이라고 전했다.

어버이날인 만큼 부모님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승호는 “오늘 경기 전 전화로 ‘어버이날이니까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멀리 계셔서 직접 오시진 못하셨지만 어버이날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 제 인생 중 가장 큰 선물같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완봉승을 거둔 날이지만 이승호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이승호는 “직전 경기 (7실점으로) 잘 던지지 못했지만 마음이 달라진 것은 없다. 그날은 제가 못한거고 오늘은 수비수들이 도와준 것”이라며 담담해 했다. 이어 “사실 잘 긴장한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는 엄청나게 긴장했다”면서도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계속 제 공을 던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평소 이승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승호가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전날 위력을 과시하던 LG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며 “이승호의 프로데뷔 첫번째 완봉승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