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 첫 시험대는 나경원 설득과 국회 정상화

입력 2019-05-08 17:27 수정 2019-05-08 17:29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이 이해찬 대표와 손을 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이 된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국회 정상화가 될 전망이다. 여야 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장외로 뛰쳐나간 자유한국당을 어떻게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느냐가 관건이다.
이 원내대표는 8일 취임 일성으로 “홍영표 원내대표가 너무 강력한 과제를 남겨놓고 가셨다”며 “제가 협상하지 않고 우리 의원 128명 전체가 협상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1만3000여건의 민생 법안이 계류돼 있고, 정부가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은 단 한 차례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안타깝게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자마자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강원산불, 포항지진, 미세먼지 추경 처리와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현안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당 안팎에서도 민주당 원내사령탑 교체를 계기로 국회 복귀를 위한 출구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로운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5월 국회에서 원점에서 협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에 국회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해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은 한국당에서도 무작정 거부할 수 없는 추경 카드를 전면에 내세워 ‘일 하는 국회’ 분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 추경에는 강원 산불, 포항지진, 미세먼지, 창원 통영 등 고용위기지역 지원예산이 포함돼 있다. 일각에선 한국당이 강원도, 부산·경남 등에 주로 지원될 추경을 계속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한국당의 장외 투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국회 정상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전날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충청, 호남,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는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하더라도 ‘원내 협상’과 ‘원외 투쟁’을 투 트랙으로 병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철회와 재발방지, 여당의 사과가 선행돼야 국회로 돌아올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