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버닝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수 승리의 증거인멸 정황을 경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는 8일 오후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34)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수대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농후하다고 보였다”고 영장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승리와 유씨의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된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사법절차를 통해 실체를 발견해야 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와 유씨는 2015년 한국을 찾은 일본인 사업가 일행과 2017년 필리핀 팔라완 생일파티 참석자를 위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을 동원해 성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앞서 경찰은 “일본인 투자자 사건과 관련해 총 27명을 조사했고, 이 중 성매매에 연루된 여성 17명을 입건했다”며 “팔라완 파티에 대해서는 파티를 기획·실행한 대행업체 관계자 2명 등 12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위해 동원된 여종업원 대부분은 성매매 혐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역시 이 사건에 대해서는 여성들을 부른 뒤 그 대금을 알선책 계좌로 송금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일본인 투자자 일행의 호텔 숙박비 등을 지불한 의혹을 받는 승리는 “지인을 위해 예약했을 뿐 성매매 알선과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승리와 유씨는 버닝썬 자금을 서울 강남에 함께 세웠던 라운지 클럽 ‘몽키뮤지엄’으로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유리홀딩스는 몽키뮤지엄 지분을 100%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리의 경우 불법 촬영물과 음란물을 20개가 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영장 신청은 승리가 지난 2월 26일 자진 출석해 성접대 의혹 관련 수사를 받은 지 71일 만이다. 승리는 3월 10일 피의자로 전환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