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단독주택 거주 일가족 4명 일산화탄소 중독 병원치료

입력 2019-05-08 14:52

제주에서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일가족 4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로 이주한 지 한 달째를 맞은 이들 가족은 온돌용 아궁이에 불을 때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3분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한 단독주택에서 잠을 자던 이모(36)씨·조모(37·여)씨 부부 등 일가족 4명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119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119구급대는 이씨 등 4명을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입원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소방 당국은 나무 땔감과 종이 등을 이용해 불을 지펴 놓은 온돌용 부엌 아궁이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가족들이 잠자던 방안으로 새어들어 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체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와 척추가 영향을 받아 두통·현기증·구토증세를 보일 수 있고, 심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제주소방본부 관계자는 “‘제주 한 달 살기’로 내려온 경우 아궁이 사용법이 미숙해 일산화탄소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궁이를 사용할 때 구들에서 연기가 새는 지 등을 확인하고 창문을 자주 여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