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있는 호텔과 비어있는 사무실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으로 변신한다. 청년층 유입으로 침체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주거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베니키아호텔이 8일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 1호로 선정됐다. 지하철 1호선 동묘역 인근에서 관광호텔로 운영 중인 베니키아호텔은 2015년 12월 지하 3층~지상 18층에 연면적 9515.87㎡ 규모로 건립됐다. 사업주는 베니키아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베니키아호텔 역세권 청년주택 추진사업은 서울시가 업무용 오피스나 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신설한 이후 첫 추진 사례다.
이 사업은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럽순방 중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처음 밝혔다.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절차 간소화, 건설자금 지원 등을 제공하면 민간사업자가 대중교통 중심 역세권에 주거면적 100%를 임대주택(공공 민간)으로 지어 청년층에게 우선 공급하는 정책이다.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도심에 직장인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에게 공급해 전·월세 시장 안정과 청년 주거난을 해소하는 데서 나아가 도심 공실을 최소화하고 침체됐던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베니키아호텔을 238세대 규모의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2020년 1월 입주 예정이다. 신혼부부용 주택 2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236가구는 직장인·대학생들을 위한 1인 가구용 주택으로 조성한다. 지하 1~2층과 지상 2층에는 체력단련실, 북카페 등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로 꾸민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으로 종로구 숭인동 207-32번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숭인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을 9일 고시한다. 관할 구청인 종로구에서 건축신고 절차를 마치면 올 하반기 공사에 들어가 2020년 1월 준공 후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9월 입주자 모집 공고도 실시한다.
류훈 주택건축본부장은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도심 내 업무용 빌딩의 공실이나 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변경하는 것”이라며 “신축뿐 아니라 비주거용 건물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