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짜릿한 뒤집기 승으로 ‘꿈의 무대’ 초청장을 손에 넣은 뒤 차오르는 환희를 주체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욕설을 내뱉을 정도로 기뻐했다.
클롭 감독은 8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스페인 FC바르셀로나를 불러 가진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를 4대 0으로 승리한 뒤 BT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이 밤 10시10분(현지시간)이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아마 잠에 들었을 시간이다.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망할’ 재능을 가진 거인이다(these boys are f***ing talented giants).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다”고 말했다.
두서없는 헛말과 함께 욕설이 튀어나왔다. 클롭 감독이 얼마나 흥분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원한다면 벌금을 물려도 좋다. 나는 이곳 태생이 아니어서 적합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클롭 감독은 독일인이다.
클롭 감독이 흥분할 만도 했다. 리버풀은 결승 진출이 좌절될 것만 같았던 바르셀로나와의 득실점차를 뒤집었다. 지난 1일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가진 원정 1차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했지만, 홈 2차전에서 4대 0으로 대승했다.
그 결과 4강전 최종 전적 1승 1패, 최종 스코어 4대 3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안필드의 기적’이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세계 모든 축구선수들에게 꿈과 같은 무대다. 그래서 ‘꿈의 무대’로 불린다.
클롭 감독은 홈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힘들지만 여러분이기 때문에 기회는 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럽을 넘어 세계 최강으로 평가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골차 뒤집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클롭 감독은 “살면서 수없는 경기를 봤지만 이런 경우는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 최강과 대결했다. 실점하지 않고 골을 넣어야 했다. 우리 선수들은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밀너가 승리를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은 순간을 언급하며 “이게 우리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