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기적의 두 주인공 새로운 기적을 만들다

입력 2019-05-08 09:58 수정 2019-05-08 10:45
스티븐 제라드를 비롯한 리버풀 선수들이 2005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AC 밀란을 꺾은 후 우승컵을 들어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제공

챔피언스리그 기적의 주인공들인 리버풀과 FC바르셀로나가 맞붙어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냈다.

잉글랜드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스탄불의 기적’의 주인공이다. 2005년 5월 2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2004-2005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은 당시 유럽 최강의 전력을 갖고 있던 이탈리아 AC 밀란을 마주쳤다.

AC 밀란은 파울로 말디니, 알레산드로 네스타, 야프 스탐, 카푸가 수비를 책임지고 안드리 세브첸코, 에르난 크레스포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책임졌다. 미드필더 역시 카카, 클라렌스 셰도르프, 젠나로 가투소, 안드레아 피를로로 화려했다. 준결승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었던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에 맞서는 리버풀은 ‘리버풀 전설’이 된 스티븐 제라드, 제이미 캐러거, 사비 알론소, 밀란 바로시, 해리 키웰이 있었지만 AC 밀란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졌다. 리버풀은 전반 1분 만에 말디니에게 골을 허용한 후 크레스포에게 추가로 2골을 더 허용해 전반에만 3골이 뒤졌다. 하지만 후반 들어 제라드의 골을 시작으로 블라디미르 스미체르, 알론소의 골을 합작해 균형을 이뤘다. 이어진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 끝에 리버풀이 3대 2로 이겼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2016-2017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PSG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후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제공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16-2017 시즌 ‘캄프 누의 기적’의 주인공이었다. 그 전까지 캄프 누의 기적은 1998-1999 시즌 캄프 누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까지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끌려가던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테리 셰링엄,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연속 골로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트레블(시즌 3관왕)을 달성한 것을 의미했다. 8년 뒤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자신들이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바르셀로나는 2016-2017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에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 0대 4로 대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2017년 3월 9일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루이스 수아레스의 첫 골을 시작으로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의 멀티 골 등으로 6대 1로 대승을 거두며 1·2차전 합계 6대 5로 8강에 올랐다.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8일 2018-2019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에 패한 후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제공

기적의 주인공이었던 바르셀로나는 기적의 희생양이 되는 아픔도 겪었다. 2017-2018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이탈리아 AS 로마를 만나 홈에서 4대 1로 이기고도 원정 2차전에서 0-3으로 져 준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8일(한국시간)에는 2018-2019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에 0대 4로 대패하면서 1차전 승리(3대 0)에도 불구하고 1·2차전 합계 3대 4로 뒤져 2017-2018 시즌에 이어 또다시 기적의 주인공이 아닌 희생양이 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