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에서 시작한 민생대장정의 첫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목해 “돈을 벌어본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7일 한 임대아파트 부녀회를 찾아 “한국당을 전폭적으로 격려해 주면 더 잘할 것 같다”며 “한국당은 우리나라를 세워온 정치세력이다. 사회의 부족한 곳을 파고들어 우리나라를 무너뜨리려던 세력은 좌파 혁명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을 언급했다.
황 대표는 “80년대 운동권이 혁명이론이나 싸우는 방법을 공부했다. 우리는 (나라를) 세우는 것을 공부하고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금 좌파는 돈을 벌어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임종석씨가 무슨 돈을 벌어봤는가. 내가 그의 주임검사였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냈다. 신군부에서 정권이 연장된 노태우 정부 시절 대학가는 민주화운동으로 들끓고 있었다. 당시 이적단체로 규정된 전대협에서 의장을 포함한 지도부는 검·경의 주요 표적이었다.
임 전 실장은 같은 해 임수경 전 의원이 방북해 김일성 국가 주석을 만났던, 이른바 ‘임수경 방북사건’을 주도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주임 검사로 임 전 실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했던 게 당시 서울지검 공안 2부 소속의 황 대표였다. 황 대표는 그 이후 검사장까지 승진한 뒤 박근혜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황 대표가 20년 전 악연을 언급한 건 좌파와 우파의 선명한 대립구도를 부각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방북 사건의 주역과 공안 검사, 나라를 공격한 사람과 지킨 사람의 대비 효과를 노린 것이다.
황 대표는 자신이 규정한 ‘좌파’의 힘을 “투쟁해 빼앗아 본 게 있는 것”이라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들은 잘산다. 어떻게 잘 사는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며 소송을 걸라고 해 소송비를 받는데, 우파 변호사들은 수임을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싸움을 못해본, 나라 살리기에만 전념한 사람들이다. 그게 나쁜 것인가. 격려해달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며 “어느 여자 국회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 과정에서) 갈비뼈 3대가 부러졌다. 다른 당이 더불어민주당 2·3중대여서 한국당만으로 부족하다. 국민이 도와줘야 나라를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