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짜증 섞인 투정에도/ 어김없이 차려지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그런 상/ (중략)/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상)”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초등학교 6학년때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시가 동요로 재탄생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뭉클하게 하고 있다.
전북 부안여중 3학년 이슬(15)양은 우덕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16년 11월 ‘가장 받고 싶은 상’이 란 시를 지었다. 이 양은 이 시로 당시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너도나도 공모전’에서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엄마가 정성을 담아 차려주신 밥상과 엄마의 얼굴(상)이라는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 양은 당시 작품 소개란에 “우리 엄마는 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엄마가 차려주셨던 밥상이 그립습니다. 무엇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은 엄마의 얼굴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양의 어머니는 5년 투병 끝에 그해 4월 37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이 양은 당시 도화지에 시와 함께 어머니와 본인 모습, 그리고 반찬들로 가득한 밥상을 그려 넣었다. 이 양이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시와 그림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후 전남 여수 여도초 조승필(47) 교사가 최근 이 양의 시를 노랫말로 곡을 만들었다. 조 교사는 지난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연히 이 양의 시를 보고 감동해 같은 제목으로 노래를 지었다. 노래는 부산 명진초 5학년 천보민(11)양이 불렀다.
조 교사는 “이슬 양 동시를 우연히 읽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며 “엄마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최대한 멜로디에 녹여내 반나절 만에 동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작사가가 된 이 양은 노래를 듣고 ‘내 스타일’이라며 마음에 들어 했다고 알려졌다.
부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