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심금 울린 초등생의 동시, 동요로 재탄생 … 다시 한번 ‘뭉클’

입력 2019-05-07 20:30 수정 2019-05-07 20:42
이슬 양이 2016년 우덕초 6학년 때 쓴 동시 ‘가장 받고 싶은 상.’ 이 양은 당시 도화지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는 시와 함께 어머니와 본인 모습, 그리고 반찬들로 가득한 밥상을 그려 넣었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짜증 섞인 투정에도/ 어김없이 차려지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그런 상/ (중략)/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상)”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초등학교 6학년때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시가 동요로 재탄생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뭉클하게 하고 있다.

전북 부안여중 3학년 이슬(15)양은 우덕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16년 11월 ‘가장 받고 싶은 상’이 란 시를 지었다. 이 양은 이 시로 당시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너도나도 공모전’에서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엄마가 정성을 담아 차려주신 밥상과 엄마의 얼굴(상)이라는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 양은 당시 작품 소개란에 “우리 엄마는 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엄마가 차려주셨던 밥상이 그립습니다. 무엇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은 엄마의 얼굴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양의 어머니는 5년 투병 끝에 그해 4월 37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이 양은 당시 도화지에 시와 함께 어머니와 본인 모습, 그리고 반찬들로 가득한 밥상을 그려 넣었다. 이 양이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시와 그림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슬 양(왼쪽)이 동시 ‘가장 받고 싶은 상’으로 2016년 11월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너도나도 공모전’ 시상식에서 김승환 교육감으로부터 동시 부문 최우수상을 받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이후 전남 여수 여도초 조승필(47) 교사가 최근 이 양의 시를 노랫말로 곡을 만들었다. 조 교사는 지난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우연히 이 양의 시를 보고 감동해 같은 제목으로 노래를 지었다. 노래는 부산 명진초 5학년 천보민(11)양이 불렀다.

조 교사는 “이슬 양 동시를 우연히 읽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며 “엄마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최대한 멜로디에 녹여내 반나절 만에 동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작사가가 된 이 양은 노래를 듣고 ‘내 스타일’이라며 마음에 들어 했다고 알려졌다.

부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