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홀로 계신 부모님 ‘우울증’ 체크해주세요

입력 2019-05-08 00:16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홀로 사는 부모를 둔 자식들은 혼자 식사는 잘 챙겨 드시는지, 말 상대 없이 외롭게 계신 건 아닌지 고민이 깊다. 독거 노인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 자녀들의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노인 우울증의 경우 본인의 우울감이나 부정적 심리 상태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다른 증상으로 호소하는 ‘가면성 우울’이 많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면 부모님의 정신건강을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 노인 우울증의 4가지 가면 증상을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승완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노인 우울증의 가장 대표적인 가면 증상은 신체 이상이다. 몸 이곳저곳이 아픈데도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몸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은 후에도 ‘소화가 안 된다’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다’ 등의 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한다면 우울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우울증 가면 증상을 뇌졸중, 암과 같은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공포와 집착을 보이는 건강염려증과 혼동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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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달리 무언가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기억력이 안 좋아진 경우에도 우울증을 의심해보자. 노인 우울증은 집중력 저하나 기억력 감퇴 등의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나이가 들면 흔히 생기는 증상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전과 비교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면 우울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이 증상은 치매의 초기 증상과 유사하므로 우울증을 포함해 종합적인 검사를 받아볼 것이 권장된다.

원인 없이 불안해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것도 우울증의 가면 증상 중 하나다. 평소와는 다르게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불안해하고 밖에서도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보자. 불안해하는 모습에 자녀들이 원인을 물어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람들과 어울릴 때 지나치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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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우울증의 또 다른 가면 증상은 수면 장애다. ‘나이가 드니 새벽잠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는다면 관심을 가지고 살필 필요가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자는 도중 자주 깨거나 잠들기 힘들어하는 경우,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낮잠을 과하게 자는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서 교수는 “노인 우울증의 발견과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관심”이라고 강조한다. 홀로 계신 부모님이 본인은 우울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상 증상이 없는지 자주 살펴야 한다. 노인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나 다른 어르신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이 좋다.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 담배나 음주를 즐기는 부모님이라면 금연, 금주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