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피홈런 4개…우타자 86개’ 레일리, 데뷔 첫해 모드 되찾아야

입력 2019-05-07 09:44 수정 2019-05-07 10:14

롯데 자이언츠 제1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31)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그리 나쁘지 않다. 3.54다. KBO리그 5년차인 레일리는 2015년 3.91, 2016년 4.34, 2017년 3.80, 2018년 4.74였다. 따지고 보면 올해가 가장 좋다.

그런데 단 1승을 거두고 있다. 알고 있는 약점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레일리는 지난 5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흔들리긴 했지만 6회까지 3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대호(37)의 투런포로 3-3 동점이 만들어진 7회초 SK 우타자 허도환(35)에게 일격을 맞았다. 그렇게 경기는 3대 4로 패했다.

허도환은 앞선 10경기에서 홈런은 고사하고 안타도 하나 뽑아내지 못했다. 2003년 데뷔한 허도환이 통산 뽑아낸 홈런은 7개가 전부였다. 그런 타자에게 롯데 1선발 투수 레일리가 어이없게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레일리가 우타자에게 약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올해는 그나마 낫다. 좌타자에겐 0.189의 피안타율로 홈런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우타자를 상대로 해선 0.299의 피안타율에다 홈런 6개를 허용했다.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좌타자에겐 홈런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채 0.172의 극강 모드를 보였다. 반면 우타자에겐 홈런 24개를 허용하는 등 0.306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좌타자에겐 홈런 없이 피안타율 0.205를 기록했지만, 우타자에겐 19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0.301의 피안타율을 보였다. 2016년에도 좌타자에겐 피홈런 1개를 포함해 피안타율 0.234였지만, 우타자를 상대로 해선 20개의 홈런과 0.312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다만 데뷔 첫해였던 2015년에는 상황이 달랐다. 좌타자에겐 홈런 3개를 맞았으며 피안타율은 0.272였다. 그런데 우타자를 상대로 해선 17개의 홈런을 내줬고, 피안타율은 0.264로 좌타자 상대 성적보다 좋았다. 좌우 타자 구분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5년 동안 좌타자들에겐 홈런 4개, 우타자들에겐 86개의 홈런을 허용한 셈이다.

레일리가 허도환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은 방심한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우타자 상대 승부에 있어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점이다. 같은 5년 차인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32)이 올 시즌 벌써 6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하고 있는 점에서 포인트를 찾아내야 한다. 엇비슷하게 출발했던 두 사람의 통산 승수도 5승이나 벌어졌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레일리의 내년 재계약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레일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도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5년 차 KBO리그 외국인 투수의 변신이 필요하다. 좌우 타자 피안타율이 차이가 없었던 2015년 모드가 요구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