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북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이유

입력 2019-05-06 09:12

미국 CNN이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여러 발의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현지시간으로 5일 보도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끈다.

CNN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 위치한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로부터 북한의 발사체 발사 당시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 2장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전했다. 사진은 미들베리연수소와 함께 일하는 플래닛랩스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CNN에 “발사 위치 및 로켓의 연기 꼬리가 두껍고 연기가 자욱한 것, 연기 꼬리가 하나밖에 없는 점 등을 볼 때 발사체는 북한이 선전물에서 보여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루이스 소장은 또 “지난 4일 오전 9시6분부터 발사체를 발사하기 시작해 오전 10시 전후 또 다른 발사체를 발사했다”며 “사진은 발사체가 발사된 후 몇 초 후, 또는 몇 분 후 찍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시험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좌절하고 있다는 분명한 경고의 의미”라고 한 루이스 소장은 “발사 시기가 북러 정상회담 후 2주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실험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의 시사프로그램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평가 중”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동결(모라토리엄)을 위반했는지 봐야겠지만 더 큰 맥락에서 표현하고 싶다.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하도록 좋은 해결책을 협상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단거리 발사체 발사 직후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40여 분 뒤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안보리는 2009년 6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대북 제재결의 1874호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