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폭행 당시 나를 말렸던 가드가…” 김상교가 공개한 공익제보자

입력 2019-05-06 08:44 수정 2019-05-06 09:34

‘버닝썬 게이트’의 시발점이 된 폭행사건 피해자 김상교씨가 자신을 도왔던 내부고발자를 공개했다. 내부고발자는 폭행사건 당시 자신을 말리던 보안요원이었다.

김씨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이번 폭행사건을 공론화시킬 수 있었던 계기는 제보자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폭행사건 후 로펌을 통해 CCTV 원본을 요청했지만 강남경찰서 생활안전계는 비공개 결정을 했다”며 “CCTV 혹은 블랙박스를 구하기 위해 보배드림이라는 자동차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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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뜻밖에도 버닝썬 오픈 당시부터 보안요원으로 있었고 폭행 당시 나를 옆에서 말리던 ‘가드(보안요원)’라는 사람이 제보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버닝썬 측과 강남경찰서 측의 협박과 회유에 신변 위협을 느꼈지만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혼자 서울 외곽 경기도의 한 시내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스무 살밖에 안 된 친구가 용기를 내 얘기해주기 시작했다”며 “1년간 버닝썬에서 행해진 믿기 힘든 사건들, 마약, 사업방식, 놀랄만한 인사들, 연예인, 미성년자 출입 사건, 경찰 무마, 경영진의 고객 폭행 등”이라고 전했다.

“사건이 터지고 주변 사람들은 숨기 급급했고 심지어 병원에서 검사받는 곳까지 와서 뜯어말렸다. 싸우지 말라고”라고 분통을 터트렸던 김씨는 “단 한 명으로 시작됐다. 사회의 더러움을 막고 싶어 하던 스무 살 친구”라고 소개했다.

김씨는 “‘왜 이렇게 용기 내주는 거냐’고 묻자 이 친구는 ‘그냥 돈으로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하는 게 싫어요. 아닌 건 아닌 거죠’라고 했다”며 “보안요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한 이 친구는 믿기 힘든 세상이었고 세상에 꼭 알려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씨는 폭행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긴 제보자의 글을 공개했다. 버닝썬에서 8개월 정도 보안요원으로 일을 했다고 한 제보자는 “11월 24일 폭행 당시 나의 입장에선 그 상황이 범죄라고 느껴 피해자인 김씨를 끌어안으며 말렸다”며 “그러나 그날 가드팀에게 배신감과 그걸 묵인하는 나에게 큰 실망해 버닝썬을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제보자는 이어 “기억으로 말하면 VIP 입구에 취객이 난동부리고 있다는 무전을 듣고 달려갔고 현장에 갔을 때 장모 이사가 김씨를 폭행하고 모욕적인 욕설을 뱉고 있었다”며 “김씨가 장 이사에 달려들어 가드 입장에선 아비규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가드로선 잘못된 것이지만 회사의 이사를 격렬하게 말릴 수 없었고 그에 대한 죄책감에 보배드림에 글이 올라왔을 때 김씨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글을 남겼다”며 “그 후 언론사의 인터뷰, 취재에 응해주며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하던 중 버닝썬 가드 총괄팀장, 가드 팀장급 되는 사람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기 무서울 정도의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제보자는 구체적인 협박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 가드 팀장이 이XX씨는 내가 제보자가 아니라고 말하자 그럼 제보자가 누군지 말해라. 안 그럼 네가 죽는다. 살고 싶으면 그게 누구인지 알아오라는 식으로 계속 협박했다”고 한 제보자는 “진실을 믿고 김씨를 공개적으로 도와주려 한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엔 응원과 격려의 댓글이 쏟아졌다. 신변을 위협받고 있는 두 사람에 대한 걱정도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