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몰 난투극 ‘태권도 실전 쓸모없어’ VS ‘공안 오자 쓰러진척’

입력 2019-05-05 15:35 수정 2019-05-05 16:46
중국 장쑤성의 한 쇼핑몰에서 지난2일 태권도장 관원들과 피트니스센터 직원들간 난투극이 벌어졌다. 싸움이 끝나고 도복을 입은 태권도장 관원들이 바닥에 드러누워있다. 웨이보캡처

중국의 대형 쇼핑몰에서 도복을 입은 태권도장 관원들과 피트니스센터 직원들이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싸움이 끝나고 태권도장 관원들이 대부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영상이 나돌자 중국 네티즌들은 “태권도가 실전에 쓸모없는 무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관원들은 스스로 바닥에 드러누워 싸움의 피해자인 것처럼 연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4일 중국 장쑤성 공안에 따르면 지난 2일 장쑤성 창수시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에서 태권도장 관원들과 근처 피트니스센터 직원들이 서로 주먹을 날리고 발차기를 하며 싸우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공안은 이 쇼핑몰에서 있는 태권도장과 피트니스센터 직원들이 홍보 광고물을 뿌리는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싸움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공안은 현장에서 15명을 붙잡아 ‘공공질서 소란죄’로 형사구류 조치했다. 싸움에 가담한 사람들은 상당수 태권도복을 입고 있으나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었던 네티즌들이 촬영한 싸움 장면 동영상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퍼지면서 ‘태권도 실전 무용론’으로 번졌다. 흰 도복을 입은 태권도장 관원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동영상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태권도가 실전에 쓸모가 없는 무술이라는 게 사실이 입증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 지난해 5월과 올해 초 쿵푸의 고수들이 잇따라 격투기 선수에게 패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종격투기 파이터 쉬샤오둥은 지난 1월 쿵푸의 대가로 알려진 톈예와의 대결에서 일방적으로 두들긴 끝에 2라운드 초반 TKO승을 거뒀다. 쉬샤오둥은 앞서 지난해 5월에는 태극권의 고수라는 웨이레이와 시합에서 단 20초만에 KO로 눕힌뒤 “쿵푸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실전 가치도 없는 사기”이라고 쿵푸계를 자극했다.

그러나 이번 난투극에서는 태권도장 관원들이 맞아서 쓰러진게 아니라 공안이 오자 피해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드러누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동영상에는 싸움이 끝나고 돌아가려던 태권도장 관원들이 갑자기 일제히 바닥에 드러눕고, 한 사람은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장면도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