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유커’들의 구매 목록… 명품은 면세점, 패션은 백화점

입력 2019-05-05 10:00
지난 노동절 기간 유커들이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해 여성의류를 구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을 찾는 중국인 쇼핑객들의 쇼핑 목록이 달라졌다. 그동안 유커들이 백화점에 오면 ‘명품'과 '화장품'을 구매했다면 최근 면세점에선 ‘명품·화장품', 백화점에선 ‘패션 상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달라졌다.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구매할 쇼핑 품목을 분류하는 스마트 유커가 늘었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노동절 기간(4월 27일~5월 2일)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춘절에 기록한 중국인 매출액 증가율보다 높은 것이다.

유커들이 구매한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보면 올해는 여성 패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0%나 급증했다. 동시에 상위권을 차지하던 명품(43.3%)과 화장품(2.4%)을 제쳤다.

2016년 중국 노동절 기간과 비교해 보면 유커들의 쇼핑 목록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3년 전 노동절 기간에 맞춰 한국을 찾아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한 중국인들의 구매품 1위는 명품, 2위는 화장품이었다. 올해는 1위 여성 의류, 2위 명품, 3위 럭셔리 남성 상품으로 달라졌다.

신세계 측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구매할 품목을 구분해 쇼핑하는 스마트 유커들이 늘어나며 생겨난 변화로 보고 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 담당은 “2016년 이후 시내면세점이 늘며 유커들이 화장품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면세점에서 구매하고 여성·남성 의류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명품은 면세점이 가격이 낮은 반면 신상품 및 한정판은 찾기 어렵기 때문에 여전히 백화점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에 매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한 여성 패션은 과거 한국 화장품 매출이 늘어난 것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한류 스타의 화장법이 인기를 끌며 화장품의 매출이 늘었던 것과 같이 최근 한류 스타들의 패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패션 상품을 구매 목록에 넣었다는 것이다.

럭셔리 남성 상품이 올해 처음으로 유커들의 쇼핑 목록 상위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이번 노동절 기간 신세계백화점 본점 남성 전문관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5% 증가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이달 말까지 중국인 소비자 마케팅을 이어간다. 오는 10일까지 은련카드로 50만~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구매액의 10%에 해당하는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고 20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30일까지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제공한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로 패션·화장품 카테고리에서 20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는 오는 10일까지 구매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