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거리 발사체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5월 4일 조선 동해 해상에서 진행된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 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이번 훈련이 전연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 운영 능력과 화력 임무 수행 정확성, 무장 장비들의 전투적 성능을 판정 검열했다”고 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이)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사격준비 과정을 검열한 뒤 타격 순서와 방법을 정해주고 사격명령도 내렸다고 밝혔다.
통신은 “천둥 같은 폭음이 터지고 번개 같은 섬광 속에 시뻘건 불줄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며 “조선인민군의 간결한 의지를 과시한 훈련은 가슴 후련하게 끝났다. (김 위원장이) 예고 없이 불의에 조직한 화력 타격 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날 참관에는 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병철·조용원 당 제1부부장이 동행했으며 현지에서 리영길 북한군 총참모장, 박정천 군 포병국장 등 군 지휘관들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북한은 4일 오전 9시6분부터 27분까지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여러 발 발사했다.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최소 70㎞, 최대 200㎞까지 비행했다고 군 당국이 전했다. 북한은 오전 10시 이후에도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더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쏜 기종을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했다가 40여분 만에 ‘단거리 발사체’로 수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가 러시아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거리를 50~60km에서 500km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최종단계에 진입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가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량형일 경우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는 지난달 17일 국방과학원이 진행한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 참관 후 18일 만이다. 또한 2017년 11월 ICBM급인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 후 1년 5개월 만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이번 행위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직접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썼다. 그는 또 “아주 흥미로운 세상에서 어떤 일이든 발생할 수 있지만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확실히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