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동물구조 활동가의 민낯이 3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드러났다. SNS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는 신생 동물구조단체의 팀장이지만, 후원금을 횡령하고 학대견을 방치하는 등의 만행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안동민(가명)씨는 전국의 개 농장을 급습하는 구조 영상으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었다. 경찰들과 맞서며 구조에 전념하는 그의 모습은 두터운 팬층을 만들었고, 후원금도 쏟아졌다.
그러나 제보자들이 방송 제작진에게 털어놓은 사실은 ‘구조 영웅’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특히 안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A씨는 안씨가 후원금을 횡령한 정황을 폭로했다. 그는 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계기로 안씨와 가까워져 동거까지 했다며 “안씨가 50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썼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안씨에게 폭행까지 당했다고 했다. 그는 8개월간 함께 살면서 한 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일 맞았다며 녹취 파일까지 공개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또 다른 여성도 등장했다. 여성 B씨는 안씨와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청혼을 받았고, 부부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물 구조 활동을 하러 나간다던 안씨는 다른 여성들과 외도를 했다. B씨는 안씨 때문에 1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구조한 동물들을 방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작진은 그가 구조한 개들이 천안의 한 야산에 방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개들이 지내는 곳은 구조되기 전 장소보다 열악했다. 쓰레기 더미가 가득했고, 전문 관리 인력도 없었다.
안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매년 혼자 구조하는 개들이 200~300마리 정도”라며 “이렇게 불법 개 농장에 가서 공무원과 경찰을 대동하고, 나중에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제주도에서도 100마리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폭행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에 대해서는 “퍽, 퍽 소리 나는 거 말씀하시죠? 그건 경찰서에서 들었다. 녹취할 정도로 계획을 짜고 한 건데, 퍽 퍽 소리는 식탁이 대리석이었는데 그런 소리가 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불법 도박 의혹 역시 “전 여자친구가 제 이름으로 한 것”이라며 “저는 (후원금이 아닌) 제 통장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후원금을 모금한 적도 없다며 “격려금이었다. 내가 고생을 하니까 사람들이 격려 차원에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