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삭발 투쟁’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3일 오후 비공개 처리됐다. 해당 청원 페이지에 접속하면 ‘청원 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청원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앞서 한 청원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님도 삭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한국당 의원 5명의 단체 삭발식이 열린 2일 게시된 글이었다. 청원인은 “나 대표님이 이번에 삭발만 해주신다면 전 이제부터 민주당을 버리고 내년 총선에 나 대표님의 당을 지지하겠다”고 적었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6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한 달 안에 국민 20만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의 경우 관련 정부 부처에서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청원 만료일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이 청원 역시 답변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비공개로 전환됐다. 청원 홈페이지 규정상 ▲욕설 및 비속어를 사용한 경우 ▲폭력적, 선정적, 또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 등 청소년에 유해한 내용을 담은 경우 ▲ 개인정보, 허위사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등에는 글을 삭제, 또는 숨김 처리할 수 있다.
한국당 성일종·김태흠·이장우·윤영식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등 5명은 이 청원이 게시된 날 선거법 개정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단체로 삭발을 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거대 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비폭력 저항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서울역광장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좌파가 의회를 점거하는 선거법을 결단코 막겠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